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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기자명 고재홍 기자

새만금 수산물과 농산물, ‘해수유통 확대’ 시급

  • 입력 2023.09.05 11:06
  • 수정 2023.09.17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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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착공 전인 1980년대 중·후반 부안에서 점당 1만 원 고스톱을 쳤다. 수년 간 계속됐다. 하루 밤에 5백만 원 잃은 사람은 보통이다. 많을 때는 하루 수억 씩 캐는 바지락 업자 등이었으니 큰돈은 아니었다. 현재 점당 5만원 도박인 셈이다. 수산·양식업자가 상당수였다.” 군민이나 출향인은 대부분 들어본 말이다. 지금도 무용담처럼 오간다.

근년 부안에 들렀다가 깜짝 놀랐다. 한참 일할 시간에 컨테이너에서 점당 5백 원 고스톱을 치는 또래들로 넘쳐났다. “점당 1만원 고스톱을 치던 부안이 왜 이렇게 됐냐?”고 물었다. “새만금으로 부안이 망했다는 것을 모르느냐?”는 반응이다. 부안 상징용어인 생거부안(먹거리가 풍부한 부안에 산다)·십승지(병란·기근을 피하기 좋은 열 곳)·어염시초(물고기·소금·땔감·산나물)는 수산·양식·염전업 물산이 풍부했기 때문이다. 이제 생거무안·생거불안으로 전락했다.

노태우 정부가 1991년 “1조3천억을 들여 2004년부터 8500만평에서 농사를 짓고, 3500여만 평 담수호에서 용수를 공급한다.”고 착공한 새만금이다. 당시 바보짓이라는 주민이 많았다. 만경강과 동진강 하구는 천혜 황금어장이었다. 바지락·백합·죽합·동죽·굴·꼬막·노랑조개·가무락·소라·주꾸미·낙지·갑오징어, 전어·조기·숭어·병어·상어·바다장어·김·꽃게·대하·갈치·서대·박대·장대, 각종 우럭과 돔, 가오리·홍어 외에 소금과 젓갈 등 헤아릴 수 없다.

특히 바지락 등 양식업은 밀·썰물에 절로 자라 축산처럼 '사료'도 필요 없고, '육묘·이앙·비료·농약·용수·배수·수확·탈곡' 등 복잡한 벼농사나 밭농사와도 완전 다르다. ‘바지락’을 예로 들자. 충남 서천·보령에서 치패稚貝(작은 조개)나 종패種貝(씨조개)를 사들여 양식장에 살포하면, 치패가 1~2년에 무게가 130배가량 늘어난다. 다 자란 성패成貝는 같은 무게에 종패보다 두 세배 비싸게 팔리니 그냥 300배였다. 수확 바지락이 있으면, 1년 내내 수확이 계속되며 일본에 수출해 외화도 챙겼다. 하루 수억씩 캐기도 했다. 할머니도 금방 10만원을 벌었다. 통계에 안 잡힌 소득이 엄청나다. 연간 최소 5천억에서 최대 1조 소득으로 추정된다. 농사는 물론 축산업도 수산·양식업에 비하면 ‘조족지혈·족탈불급’이다.

해양단백질을 육지탄수화물로 바꾸는 것이 식량증산인가, 식량저질화인가? 대형 건설업체와 시행기관 일거리·밥거리가 아니라면 이해할 수 없었다. 바지락 20kg 한 망에 새만금 착공 당시, 2만-2만5천원에 팔렸으나 근년 7만원 안팎으로 올랐다. kg에 3-4천 원 주꾸미는 3-4만원에 팔린다. 전어 등도 폭등했다. 1991년 쌀값은 가마에 16만원으로 현재와 별 차이 없다. 수산물만 경제발전과 소득증가, 서해안고속도로 및 KTX 등 교통망 발달로 없어서 못 판다.

부안군에만 매일 수산물이 현재 기준 10억 이상씩 쏟아져 “개도 만 원을 물고 다닌다.”거나 “넥타이 매고 온 사람은 외상을 주지 말고 (양식업으로 유명한) 계화도에서 장화를 신고 온 사람은 외상을 맘껏 줘라.”던 정도였다. 만 32년을 ‘바다도, 수산·양식장도, 농지도, 산단도, 관광단지’도 아닌 채 공사만 진행되니 “완전 망했다.”는 말은 분명하다.

올해까지 새만금 총예산은 17조2199억이다. 익산제3산단 75개인 6306만평 이상을 토지 보상하고 산단 조성할 액수다. 얼마나 엉터리 사업인가? 군산 대야 하류는 바다와 갯벌을 농지로 만든다고 새만금이 진행됐다. 황당하게 국토교통부는 근년 완주·익산·군산 만경강과, 부안·김제 동진강 양안 벼농사에 활용하던 하천부지에 공원 및 체육시설을 만든다고 엄청난 예산을 들여 공사를 진행했다. 현재 잡초만 무성한 곳이 대부분이다.

만경·동진강 상류는 국토교통부가 농지를 없애는 공사를, 만경·동진강 하류 새만금은 농식품부 주관으로 갯벌을 농지로 만드는 공사가 진행된다. 재미있는 나라다. 국비는 내 돈이 아니기 때문인가? (17조2199억 절반으로 육지에 산단을 조성하고, 절반은 건설업자에 골고루 나눠줬다면 나라나 전북, 건설업체나 어민 모두에 이익이 됐다.)

한반도에서 가장 넓은 호남평야를 보유한 전북 낙후는 땅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현재 9430ha(2829만 평) 새만금 농지는 매립만 끝낸 채 일부 조사료 등을 재배한다. 용수를 공급할 4조5천억을 들인 ‘수질개선과 담수호’가 실패로 끝났다. 때문에 금강호 서포양수장에서 옥구저수지로 4474억을 들여 ‘농업용수 공급사업’을 추진한다. 용담댐 1급수가 지척 대간선수로에 유입돼 옥구저수지까지 유입된다. 이 용수를 활용하면 예산을 완전 절감한다.

새만금산단 ‘준공 면적’은 1공구와 2공구 439ha(131만7천 평) 뿐이다. 부지조성만 끝난 신시~야미 관광·레저용지 193만㎡(58만여 평) 개발은 요원하다. 매립만 끝나, 추후 천문학적 예산이 투여될 수변도시 660ha(198만 평)도 있다. 새만금공항 부지로 거론됐던 김제시 화포리갯벌 990(3백만 평)도 있다17조2199억을 들여 산단·농지·관광용지 등 3517만 평에 불과하다. 실제 토지사용에는 예산을 엄청 더 들여야 한다. 갈수록 깊어지니 새만금에 토지확보도 갈수록 첩첩산중이다. 현재도 ‘잼버리 부지 산단 전환과 해수유통 확대, 수익성과 투자비를 검토해 농지의 산단이나 갯벌로의 전환‘ 등이 나라와 전북 모두에 이익이다./편집국장 고재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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