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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기자명 최형심 시인

[최형심의 시 읽는 아침] 류미야의 ‘와잠(臥蠶)’ 해설

  • 입력 2024.03.01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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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잠(臥蠶) /류미야

 

   어둠의 모양은 사각이 분명하다
   무성한 그 모서리, 사각대지 않고는 그런 깊은 그늘을 기를 수 없는 일이다 모진 잠 귀퉁이를 서걱서걱 파먹으며 한 줄기 푸른 꿈을 순하게 길어 올리는, 소금꽃 눈가 어룽진 얼굴 하얀 누이야, 사는 건 그렇게 때로 그루잠 드는 일이다
   둥글게 나를 껴안고 슬픔을 잊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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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심 시인
최형심 시인

와잠(臥蠶)은 누에의 잠을 이르는 말입니다. 누에는 한 번 잠을 잘 때마다 허물을 벗고 성장을 하게 되는데, 그렇게 몇 번 깊은 잠을 자고 나면 한 마리의 온전한 나방이 되어 날아오를 수 있게 됩니다. 인생을 살다 보면 누구나 “모서리”를 만나 상처받을 일이 생깁니다. 그런 상처는 때로 인생의 “깊은 그늘”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한숨 푹 자고 나면 다 잊고 새로 시작할 힘을 얻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금꽃”으로 “눈가”가 “어룽진” 채 잠든 “누이”를 보며 화자는 말합니다. “사는 건 그렇게 때로 그루잠 드는 일”이라고 말입니다. 잠든다는 것은 “둥글게 나를 껴안고 슬픔을 잊는 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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