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일보] 이철완 기자 = 취업한 딸과 생활비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다는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50대 여성 A 씨는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딸에게 생활비 받는 게 이상한가요?'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A 씨에 따르면 그의 딸은 올해 취직해 190만 원의 월급을 받고 있다.
A 씨는 "이제 딸의 방을 청소하거나 속옷을 빨아주는 데 지쳤다"면서도 "내 눈에 보이는 한은 나 대신 딸이 그걸 하게 하지는 않겠다"고 했다.
이어 "딸이 입이 툭 튀어나온 게 제가 '매달 30만 원씩 내라'고 해서인 것 같다"며 "어차피 혼자 나가 살려면 보증금에 월세에 매달 90만 원씩은 깨질 텐데 그냥 60만 원씩 달라고 해볼까요?"라고 물었다.
사연을 본 누리꾼들은 대부분 A 씨를 비난했다. 이들은 "이제 돈 벌기 시작했는데 그러시면 딸은 무슨 돈을 모아서 시집을 가나. 190에 60이면 벼룩의 간을 빼먹는 거 아닌가", "이 못난 부모야. 딸 결혼자금은 다 모아두고 하는 말이냐", "집안일 시키기 싫을 정도로 소중한 딸한테 왜 그 돈을 받으려 하나", "딸이 몇 백 벌었으면 아주 잡아먹겠다" 등의 반응을 남겼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부모와 동거하는 19~34세 청년 비중은 2명 중 1명(55.3%)꼴로 나타났다. 그중 경제활동을 하는 청년은 53.6%, 학업을 마친 경우는 66.4%였다.
이상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청년이 자립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바로 주거비"라면서 "양질의 임대 주택 등 주거 비용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캥거루족이 되는 건 개인의 가치관·성향보단 사회경제적 기반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내린 어쩔 수 없는 결정"이라며 "취업·주거·결혼·육아 등을 각각 다른 분야로 볼 게 아니라 다 같은 문제로 보고 종합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