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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기자명 김용찬 기자

독자투고<창조적 치안 시책이 활짝 필 봄날을 기대하며>

  • 입력 2015.02.25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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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산경찰서 경무 계장
경감  박성규

마인 카폰(Mine Kafon)에 대해 들어본 사람이 있을 것이다. 마인은 영어로 지뢰를, 카폰은 아프가니스탄어로 폭발을 의미한다. 즉, 마인 카폰은 우리말로 ‘지뢰가 폭발한다’는 뜻으로 네덜란드의 디자이너인 마수드 하사니가 제작한 지뢰 제거 장치를 말한다.
아프가니스탄은 전 세계에서 지뢰가 가장 많이 묻혀 있는 나라(1,000 만개 이상 추정)로 유명하다. 지뢰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든다. 일단, 고가의 금속 탐지 장비와 두껍고 무거운 보호복이 필요하고 제거 과정에서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
하사니는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대나무와 고무를 활용해서 마인 카폰을 만들었는데, 마인 카폰은 공처럼 생겨서 바람이 불면 움직이다 지뢰를 만나면 지뢰가 폭발하면서 고무발이 부셔진다. 하지만 나머지 고무발이 있어 바람에 계속 굴러가면서 지뢰를 제거할 수 있다.  저비용으로 지뢰를 제거할 수 있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라 할 수 있다. 치안 분야에서도 창조 개념의 도입이 절실한 시기이다. 창조의 의미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전에 없던 것을 처음으로 만듦’이라고돼 있다. 하지만 이렇게 해석하면 일반인들에게는 창조가 무척이나 어렵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
얼마전 문화심리학자 김정운 교수가 모 방송에서 진행했던 신년 특집 프로그램을 시청할 기회가 있었다. 김정운 교수는 방송에서 창조란 무에서 유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있는 것을 편집해 새롭게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는데, 불완전한 것을 보다 완전하게 만들기 위한 진지한 노력이 창조라는 교수의 말에 공감할 수 있었다.
필자는 아직도 우리 주변을 잘 관찰하면 앞서 소개한 마인 카폰처럼 국민들에게 신뢰 받을 수 있는 치안 아이템들을 많이 발굴할 수 있다고 믿는다.
삼산경찰서에서는 지난 12월부터 CCTV 관제센터 모니터 재배치 사업을 실시했다.
기존에는 CCTV 모니터들이 실제 CCTV 설치 지역과 연계성이 없이 배치되어 있어, 사건이 발생할 경우 CCTV 모니터에 따른 범인 추적에 불편함이 있었는데, CCTV 모니터를 설치 지역에 따라 재배치 함으로써, 문제점을 해소하고자 한 것이다.
성과도 있었다.
지난 2.18 새벽 4시30분경 관제센터 감시요원이 CCTV 모니터링 중 오토바이 절도범으로 의심되는 피의자 2명을 발견, 관제센터에서 지구대에 지령해 피의자들의 이동 경로를 따라 5분 만에 이들을 특수절도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있었다.
CCTV 모니터 재배치 사업에 별도로 들어간 비용은 없었다. 창조가 새로운 것을 만들기 보다는 사람들이 익숙하게 여기는 것을 다른 패턴으로 재구성해 독특한 의미를 만들어 내는 과정이라고 본다면, 이번 CCTV 모니터 재배치 사업 역시 치안 시책에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접목시킨 사례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단, 창조가 단순히 본인의 개성과 가치관을 짜깁기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다.
창조가 아무리 편집이라고 해도 기본적으로 아는 것이 많아야 한다.
 책 1권을 읽은 사람과 100권을 읽은 사람의 편집 수준은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바야흐로 꽃 피는 봄이 돌아 왔다.
 활짝 핀 꽃봉오리처럼 치안 시책 분야에도 다양한 고민의 결과물들이 많이 접목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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