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칼럼
  • 기자명 내외일보

김문수 지사가 '경기지사 징크스' 깨려면…

  • 입력 2011.11.10 16:32
  • 댓글 0

물론 도내 지방의원인 광역의원 중 특히 민주당 의원들로부터 제기된 발언으로 주로 부정적인 언급이긴 하지만 김 지사 측으로는 내심 반가운 일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지난 국감에서는 기대하던 대권 주자 언급이 나오지 않아 섭섭하던 차에 도내에서나마 잠재적 대권 주자 반열에서 이탈되지 않은 사실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에 즐거운 매 맞기가 되는 셈이다.

그러나 김 지사를 보면 과연 새 술을 새 부대에 부을 수 있는 새로운 시대의 인물이 될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아직 유보적이다. 시대를 대표하고 이끌어 갈 수 있는 사람은 그 시대의 패러다임에 맞아야 한다.

그러나 최근 드러난 이른바 '좌승희 파동'은 김 지사에게 부정적 시선을 불러 오게 하고 있다. 좌승희 파동이란 좌승희 경기개발연구원 이사장의 선임과 임명에 따른 절차적 하자와 이런 원천적 결격으로 말미암은 보수 지급 등 이사장 대우에 따른 연쇄적 불합리를 빚어낸 사건을 말한다.
 
도의회의원 등이 말한 바로는 좌 이사장이 되려면 이사회 의결을 거쳐 도지사가 임명해야 하는데, 이 가운데 도지사의 임명절차 없이 좌승희 이사장이 정관상의 절차를 무시한채 인근 횟집에 몇 이사들이 모여 앉아 대충대충 10여분만에 선임됐다는 사실은 충격이다.

의원 중에는 이런 하자를 동 연구원 원장의 임기가 끝난 좌승희 원장을 이사장으로 선출하기 위해 급히 무리수를 두다가 벌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왜 좌 이사장을 연구원 이사장으로 공식 직함을 부여하며, 매월 200만원의 판공비와 기사 및 차량을 제공하는가. 그에 대해서는 다름 아닌 김 지사의 경제멘토에 대한 자리보전책의 방편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즉 개인 멘토를 공직을 부여하고 도민의 세금으로 비용을 충당하는 것 아니냐고 의심하는 것이다.

그야말로 경기개발연구원 소속 연구원들이 경기도로부터 매년 100억원 가량의 예산을 지원받아 연구활동에 참여한다고 봤을 때, 도 정책에 역행하거나 도지사의 정치 행보에 거스르는 연구업적을 내놓는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이에  도의회 기획위원회(위원장 강득구)는 지난 7일 경기연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좌 이사장이 지난 3월 8일 제65차 임시이사회 당시 추천해야 할 원장과 임명권을 가진 김 지사 모두 공석인 상태에서 곧바로 이사장으로 선임됐다고 폭로했다.

김 지사의 개인적인 인간관계나 전략에 대해서 논할 필요는 없으나, 과연 이러한 인식과 인사전략을 가지고 대권가도에서 경쟁력을 가질지는 회의적일 수밖에 없다.

또한, 재계의 입장과 철학을 듣고 대권가도에서 자문과 정책개발 등에 대한 조언을 들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을 것이다. 동시에 잠재적 대권 후보자 중의 씽크탱크로써 두터운 인적기반을 보여줄 수 있어 대선 주자의 중량감을 높여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을 수 있다.

그러나 충분히 김 지사에게 바로 봐야 할 것을 충고해 볼 수는 있다. 그것은 자기만의 새도우 캐비닛을 만들어 놓고 구태의연한 '연구소' 정치나 '보고서'정치를 하며 대권 시뮬레이션 흉내를 내기보다는 차라리 바닥부터 '빡세게' 굴러 보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것이다.

그래서 김 지사에 대해서도 섣불리 단정할 수 없다. 자랄 사람에게 심한 말 할 수 없으며 크고자 하는 이는 얼마든지 클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방법이 새롭고 그 다워야 한다고 그래야 징크스에 갇히지 않는다고 말이다. 우리는 정치인들에게 가끔 '콘텐츠' 문제를 제기하곤 한다.

과연 김 지사의 콘텐츠는 얼마만큼인가. 김 지사는 스스로 콘텐츠를 증명해야 한다. 김 지사가 오늘날 김문수가 된 것은 5공 시절 전설적 노동시인이었던 박노해의 효과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3공과 5공 시대에 역할과 영향을 미쳤을 때와 지금은 다르다. 3공과 5공의 역할과 표준을 요구하는 것이 아닌 지금의 표준과 역할이 요구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좌 이사장 문제도 이러한 관점에서 슬기롭게 풀어나가는 것이 좋다고 본다. 목적에 이르는 과정에 정당성이 없으면 목적이 달성되어도 두고두고 태생적 원죄에 발목이 잡혀 끝내 파국을 맞고 만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인식해야 할 때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놓치면 후회할 이시각 핫이슈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