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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사철 메뚜기 119?

  • 입력 2012.12.02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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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여름은 예년보다도 혹독한 가뭄을 겪었다. 극심한 가뭄과 여러 차례의 집중 호우 그리고 대규모 태풍은 국민에게 큰 아픔과 고통을 주었다. 분당소방서는 수개월 동안 ‘가뭄대책반’을 꾸려 가동하면서 타들어 가는 농심과 아픔을 같이 했고 이어 '호우대책반’, ‘폭염대책반’, '태풍대책반’을 운영하며 긴장에 끈을 놓칠 수 없었다.

20여년의 세월을 거슬러 처음으로 소방에 들어와 너무도 낯설고 너무나도 생소한 조직에 들어와 처음 시작했던 기억을 더듬어 보면 웃지 못할 일과 보람 있었던 일도 참 많았으며 생과 사를 넘나드는 긴박한 삶 속에서도 그야말로 운 좋게 살아남아 과거를 회상할 수 있는 지금이 너무나 감사하다.

과거 친구나 친지를 만나면 늘 듣는 말이 있었다. 겨울이라 바쁘겠다, 혹은 겨울이 지나서 좀 한가하겠다, 여름에는 화재가 없어서 좀 낫지? 등의 인사말을 많이 들었다.

당시에는 소방이 ‘메뚜기도 한철’? 이라고 해 겨울만 잘 넘기면 다른 계절은 무난하게 넘어갈 수 있다는 생각이 지배하기도 했지만, 현실은 그렇지도 않았는데 소방의 특성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볼 때는 그랬나 보다.

겨울이 되면 소방은 제철을 맞은 듯 본연에 업무인 화재 대응으로 바쁘고 눈이라도 내리는 날에는 빙판길 안전사고 등으로 바쁘고, 봄철이 되면 어김없이 건조주의보가 발령돼 산불 현장에도 나가야 한다. 그리고 여름철에는 어떠한가? 비가 많이 오면 침수사고가 잦아서 난리고, 반대로 가뭄이 오면 농업용수와 생활용수가 부족해 급수지원으로 소방차는 또 다시 바쁘게 움직인다.

과거에는 화기의 사용이 많은 계절인 겨울철에 화재가 자주 발생했지만, 산업사회의 특성상 화기의 사용이 어느 한철에만 집중되는 것이 아니고, 화재 발생의 원인도 전기, 가스, 자동차, 방화 등의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어 화재는 겨울에만 발생한다는 등식은 이미 깨진 지 오래됐다.

고도로 발전한 현대문명이 안겨 준 것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고마운 부분이 많지만 보이지 않는 위험도 있음을 생각하면 소방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소방! 이젠 겨울 한 철 잠시 바쁘게 사는 한철 메뚜기가 아니라 시도 때도 없이 사시사철 바쁘게 살아야 하는 사철 메뚜기가 어울리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사철 메뚜기는 지금 이 순간에도 소방차의 사이렌 소리를 울리며 우리 사회에 안전역군으로 자리매김 하기 위해 열심히 뛰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자신한다. 119는 한철 메뚜기? 가 아니라 이젠 사철 메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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