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문화/예술
  • 기자명 이수한

‘사십이수관음도’ 고운사로 돌아오다

  • 입력 2022.05.03 16:49
  • 수정 2022.05.03 19:35
  • 댓글 0

1989년 도난 후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전시, 부처님오신날 고운사 극락전에서 점안법회 및 공개

퇴운당 신겸 진영
퇴운당 신겸 진영
(고운사 사입이수관음도)
(고운사 사십이수관음도)
(통도사 성보박물관 소장 사십이수관음도 초본)
(통도사 성보박물관 소장 사십이수관음도 초본)

[내외일보] 이수한 기자 = 대한불교조계종 16교구 본사 고운사(주지 등운)에서는 불기 2566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환지본처 한 성보 ‘사십이수관음도’를 사부대중에게 공개한다. 

‘사십이수관음도’는 1989년 1월 13일 고운사 극락전에서 도난 후 2016년 10월 서울 모처의 사립박물관 수장고에서 발견되어 2017년 9월 20일 최종 회수되었다. 그동안 불교중앙박물관이 보존하여 왔으며 지난 2021년 12월 7일부터 2022년 3월 6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이 개최한 <조선의 승려장인> 특별전의 전시를 마치고, 3월 20일 33년 만에 고운사로 돌아왔다. 고운사에서는 성보의 문화재적 가치를 고려하여 극락전에서 도난당하기 전의 모습으로 봉안할 불단을 마련하고 다가오는 부처님오신날 점안법회를 통해 대중에게 최초 공개할 예정이다.  

‘사십이수관음도’는 1828년에 퇴운당(退雲堂) 신겸(信謙) 화단 39명이 제작한 불화로서 조선 후기 사불산화파(四佛山畫派)의 화풍이 반영된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신겸은 18세기 후반~19세기 전반 경상북도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한 사불산화파를 대표하는 수화승(首畵僧)이며 조선 시대 일반적인 불화 형식을 따르지 않고 자신만의 도상과 구성, 표현 형식을 세운 것으로 명성이 높다. 특히 1820년부터 10여 년 동안 고운사 백련암(白蓮庵)의 조실(祖室)을 역임하며 ‘고운사 산신도’(1820년)와 ‘명부전 시왕도 및 사자도’(1828년), ‘현왕도 초본’(1830년) 등 사찰의 대표 불화를 제작하였다.  

화기가 훼손되어 ‘도광(道光) 8년’의 기록만이 확인되고 있으나, 다행히 초본에 해당하는 불화가 통도사 성보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초본에는 ‘퇴운당 신겸이 도광 팔년 무자 오월에 경상좌도 의성 고운사 대법당의 사십이수관음보살도를 출초하였다(道光八年戊子午月日慶尙左道義城孤雲寺大法堂四十二手觀音菩薩幀出草退雲堂信謙)’는 묵서가 있어 그 제작 시기와 봉안처를 확인할 수 있다.  

불화는 여래상 2구를 품고 있는 42개 대수인(大手印)을 한 천수관음보살이 연화대좌에 앉아 있는 모습을 표현하였다. 천수관음보살은 중생의 병과 악업을 멸하고 안락과 수명을 주는 대자대비의 상징으로 널리 신앙의 대상이 된 보살이다. 통상 42개의 손으로 표현되며 손마다 눈이 함께 나타나는데 이는 수많은 중생을 살피고 구제하기 위함이다. 불화 속의 보살은 갸름한 얼굴에 화려한 보관을 쓰고 있으며 가느다란 팔과 손가락이 섬세하다. 가슴 앞의 8개의 손은 선정인, 설법인, 합장인 등을 하고 있으며, 왼팔은 길게 늘여 정병을 잡고 있다. 나머지 손은 17개씩 좌우대칭의 원형으로 배열하여 각각 지물을 들고 있다. 천수관음의 형상과 지물은 ‘천수경’ 등의 의례에 맞추어 있으나 여래상 2구의 위치, 선정인 등의 수인, 정병의 크기 등에서 조선 후기의 일반적인 ‘천수관음도’와는 다른 요소가 드러난다.  

고운사의 성보 불화들은 지난 1989년 1월부터 1997년 9월 사이에 이번에 환수된 ‘사십이수관음도’를 비롯하여 ‘아미타불회도’ 2점, ‘지장보살도’ 1점, ‘신중도’ 2점 등 불화 6점이 도난당했으며 나머지 불화 5점은 지금까지도 행방이 묘연한 상황이다. 또한 임인년을 맞아 호랑이 벽화도 다시 제자리인 우화루 서쪽 측면 벽에 다시 봉안하여 모든 이들이 볼 수 있게 하였다. 

한편 고운사에서는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하여 내빈과 사부대중이 함께하는 봉축법요식을 거행하며 문화재 유공자 시상식을 할 예정이고, 오후 2시 봉축 산사음악회를 비롯하여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및 평화 발원 종이학 접기 체험 부스 운영, 고운 최치원 영정 기획전시 등 다채로운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놓치면 후회할 이시각 핫이슈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