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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기자명 최형심 시인

[최형심의 시 읽는 아침] 유재영의 ‘내간체로 읽는 밤’ 해설

  • 입력 2022.12.08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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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간체로 읽는 밤 / 유재영

닫혀진 여닫이문 금방 누가 들어간 듯

흰 고무신 벗어 놓은 마당 좁은 건넌방

신생아 울음소리에 봄이 살짝 젖습니다
 

이맘때 햇빛들이 벌떼처럼 모여들어

세상일 궁금한지 삭은 뼈도 뒤척이는

무덤가 나생이꽃이 촛불처럼 밝습니다

먼 사랑 수틀 속에 부리 맞댄 고운 새가

하늘 깊이 날아가 물어 온 어린 별을

꼭지째 가슴에 품고 또 하루를 보냅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

따습고 다정한 것들이 그리운 혹한의 계절입니다. 지난겨울, 수틀 속 부리를 맞댄 새들이 하늘 속으로 날아가 별을 물고 온 모양입니다. 좁은 건넛방에 갓난아이 울음소리가 들려옵니다. 무덤가에 막 돋은 냉이꽃도 촛불처럼 환한 얼굴입니다. 봄비가 살그머니 내려와 모든 것을 적시고 가는 마음 따뜻해지는 봄밤의 풍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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