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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성능 미달 방탄복 5만벌 구매"…국기연 "사실과 달라"

  • 입력 2023.05.19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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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경기 안산시의 한 국가중요시설에서 육군 제51보병사단 장병들이 자유의 방패(FS) 연습의 일환으로 적 드론공격 등 복합상황을 가정한 통합방위 상황조치훈련을 하고 있다. 2023.3.20/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20일 오후 경기 안산시의 한 국가중요시설에서 육군 제51보병사단 장병들이 자유의 방패(FS) 연습의 일환으로 적 드론공격 등 복합상황을 가정한 통합방위 상황조치훈련을 하고 있다.

[내외일보] 이희철 기자 = 방위사업청이 100억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 성능 미달의 방탄복 5만여벌을 구매 계약했다는 감사원의 감사 결과가 나왔다. 이에 국방기술진흥연구소(국기연)은 "사실과 다르다"며 이례적으로 반박했다.

18일 감사원이 공개한 '장병 복무 여건 개선 추진 실태'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2021년 12월 군수업체 A사로부터 방탄복 5만6천280벌을 107억7800만원에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국기연은 지난해 2월 A업체가 성능시험을 하는 특정 부위에 방탄 소재를 추가로 덧댄 사실을 알고도 덧댄 방탄복을 제작하도록 승인했고, 이 사실을 시험기관에 알리지 않아 덧댄 부위에 사격시험을 하면서 성능 기준이 충족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국기연은 지난해 5월 A업체가 방탄 소재를 덧대 방탄복의 성능을 조작하는 민원을 접수하고도 취약한 중앙 부위는 제외하고 덧댄 부위 경계 등으로 사격 위치를 조정해 방탄복을 시험한 후 방탄성능을 충족한다고 판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감사원이 A업체가 납품한 방탄복을 대상으로 덧대지 않은 부분까지 시험해보니 일부 방탄복이 중앙 부위에서 후면변형량 허용기준(44㎜)을 초과하는 등 피격 시 사망확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국방부는 방탄복 전면의 30%를 차지하는 세폭직물에 대한 적외선 반사율 관련 성능 기준 없이 국방규격을 제정하고 적외선 반사 기능이 없는 세폭직물로 구성된 방탄복을 보급해 야간 위장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해당 방탄복은 외피 원단에 세폭직물이 줄처럼 식별돼 야간 위장능력이 떨어졌고, 착용할 경우 표적화 가능성이 커져 야간 작전 환경에서의 안전이 담보되지 못할 우려가 있다고 감사원은 설명했다.

이에 감사원은 방위사업청장에게 "성능미달 방탄복은 대체 납품 등 조치를 하고, A사에 대해 입찰 참가 자격 제한 등 적정한 조치를 취하라"고 통보했다.

아울러 국기연 소장에게는 "방탄 성능이 미달하는 방탄복을 품질 보증하는 등 관련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관련자 2명에 대해 문책하라"고 요구했다.

감사원 전경 2014.9.2/뉴스1 ⓒ News1 이종덕 기자
감사원 전경 2014.9.2/뉴스1 ⓒ News1 이종덕 기자

그러나 국기연은 이날 저녁 A4용지 7페이지 분량의 입장 자료를 내고 감사 결과를 정면 반박했다. 피감기관이 감사원에 강하게 반발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국기연은 "감사원의 방탄성능시험은 구매요구서의 시험방법 및 기준과 다르게 수행한 것"이라며 "국기연은 계약서상에 정해진 기준과 시험절차에 따라 국내 공인시험기관 및 미군이 사용하는 미국 공인시험기관에 의뢰해 합격한 제품만 군에 납품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방탄 성능 측정은 후면 변형량 측정 부위와 관통 여부 측정 부위 두 군데로 나뉜다"며 "감사원은 관통 여부 측정 부위에서 후면 변형량을 측정하고 그 기준을 초과했다고 했는데 이는 시험조건에 일치한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국기연은 A사가 방탄 소재를 덧대 방탄복의 성능을 조작한다는 민원을 접수하고도 취약한 중앙부위는 제외하고 사격 위치를 조정해 방탄복을 시험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국기연은 "계약조건인 구매요구서의 시험기준과 방법을 철저히 검토하여 미국국립사업연구소(NIJ)의 시험절차서에서 요구한 대로 후면변경량 측정 부위에서 정해진 사격조건으로 덧댄 부위는 물론 덧대지 않은 부위와 그 경계까지도 모두 사격 시험하여 후면변형량이 만족함을 확인했다"고 했다.

A업체가 성능시험을 하는 특정 부위에 방탄 소재를 추가로 덧댄 사실을 알고도 덧댄 방탄복을 제작하도록 승인했고, 이 사실을 시험기관에 알리지 않아 덧댄 부위에 사격시험을 하면서 성능 기준이 충족됐다는 감사 결과에 대해서는 "설명이 필요하다"고 해명했다.

국기연은 "시험기관에 시험을 의뢰할 경우, 통상 양산 로트 중에서 시험용 방탄복 16벌을 샘플링 및 봉인하여 시험기관에 보내고, 시험기관에서는 구매요구서상의 성능 기준과 성능시험 방법에 따라서 시험을 하고 그 결과에 따라 납품 여부를 판단한다"며 "따라서 시험을 요구할 때 시험 부위를 특정해서 의뢰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이번의 경우에는 민원이 제기되어서 기술 검토한 결과, 덧대지 않은 부위의 측정을 별도로 시험기관에 요구하였고 그 결과도 모두 방탄성능이 만족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덧댄 부위만 시험한 로트에 대해서도 별도조치를 할 필요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국기연은 "만약 덧대지 않은 부위의 방탄성능이 기준미달이었다면 지난해 3월 시험한 제품의 로트를 포함한 A업체의 덧댄 방탄복 모두에 대해서 시정조치를 취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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