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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기자명 최형심 시인

[최형심의 시 읽는 아침] 강인한의 ‘갚아야 할 꿈’ 해설

  • 입력 2023.07.13 11:04
  • 수정 2023.07.13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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갚아야 할 꿈 / 강인한 

 

자정의 비는
가로등이 하얗게 빛나는 곳으로 몰려간다.
멈칫멈칫 내린다.

거기 있을 것이다.
느릅나무 이파리 뒤에 숨어
우는 민달팽이
푸른 울음, 기다란 한 줄이.

내밀어 더듬는 뿔에
당신의 붉은 꿈이 걸린다.
엎치락뒤치락 갚아야 할 당신의 꿈이.

 

 

_________________________

최형심 시인
최형심 시인

전쟁이나 경제위기가 닥치면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이들은 언제나 그 사회의 가장 힘없는 약자들입니다. 자연의 세계도 인간의 세계와 다르지 않습니다. 달팽이는 일평생 등에 진 집 한 채의 무게에 짓눌리며 살다 갑니다. 이 경우는 비바람을 피할 집이라도 있으니 그나마 다행입니다. 그런데 그런 집 한 채도 없이 연한 맨몸으로 험한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폭우가 쏟아지는 밤, “가로등” 아래 “느릅나무 이파리 뒤에” 겨우 몸을 피한 채 울고 있는 “민달팽이”…… 만질 수 없는 꿈을 더듬어보는지 붉은 더듬이로 가만히 허공을 짚어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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