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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기자명 고재홍 기자

빵·순살·통뼈 아파트

  • 입력 2023.08.02 09:40
  • 수정 2023.08.02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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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가 빵이라면 밤이라도 새워 만들겠다.” “미친 듯 오른다.“던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 11월, 김현미 국토부장관 국회 교통위 발언이다. 아파트 공급이 충분하다고 했다가 한 발언이니 폭등하는 매매·전세가에 국민 분노를 촉발했다.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된다.“던 프랑스 루이 16세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 발언에 빗대 ”마리 ‘빵’투아네트“라 조롱당했다.

당시 김 장관은 상징 인물이었을 뿐, 청와대에서 부동산 정책을 주도했다는 평가다. 노무현·문재인 정부는 ‘같은 실패’를 반복했다. 정권재창출 실패 최대 원인이다. ‘같은 인물·같은 정책’이니 무능·실수가 아니라 의도적(?)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심지어 “저금리로 대출 폭증에, 재난지원금 등으로 국가부채 폭증 등 자금이 넘쳐나는데 일부 세력들은 투기기회로 삼은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있다. 비전문가를 3년7개월 장기 재임시킨 문 대통령에 비난이 쏟아졌다.

“니들이 게 맛을 알어?” 엄청난 게를 잡아오던 원로 배우 신구가 환호하는 젊은 어부들에 자랑스레 한 말이다. 헤밍웨이 ‘노인과 바다’를 패러디한 광고다. 게 속살로 만든 크랩버거 홍보내용으로 광고계 전설이 될 정도로 히트를 쳤다. ‘속살·순살’은 게나 오징어에서 치킨·족발·갈치·고등어로 확대됐다. 뼈나 가시 등을 발라 먹기 좋게 살로만 만들었다는 긍정 의미다.

이제 ‘순살‘은 부정적이거나 풍자용어로 전락했다. 주차장이 무너져 전면 재시공하거나 철근이 빠진 ’순살 아파트‘에 철근이 튀어나온 ’통뼈 아파트‘ 때문이다. 이미 입주한 주민은 혹시 무너질까 전전긍긍한다. 철근을 적게 넣는 등 부실 아파트로 지목되면, 시세 폭락 등 재산피해도 우려된다. 철근·시멘트·레미콘 등 자재 값 폭등과 덤핑 하청 등으로 2020년부터 세워진 아파트 전반에 의구심을 품은 국민도 많다. 난립된 일부 지방 아파트 부실우려로 확대된다.

‘순살·통뼈 아파트’는 공기업이 발주하거나 대기업 시공 아파트라 문제가 심각하다. 설계·시공·감리 총체적 부실이다. 중소 민간 아파트까지 그 기간에 지어진 아파트 전반에 부실 우려로 확대된다. 신혼부부는 물론 중장년층까지, 수도권과 지방을 불문하고 건립이 집중된 지역일수록 입주기피가 우려된다. 각종 자재 가격폭등과 공급차질 상황에 지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 발주 아파트 전수조사에서 인천 검단 신축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와 같은 ‘철근 누락’이 무더기 확인됐다. ‘무량판 공법’이 적용된 아파트 단지 일부는 설계 도면부터 철근이 누락됐다. LH 발주 15개 아파트에서 철근 미설치가 확인됐다. 무량판 구조는 기둥 위에 대들보(빔)를 대지 않고 콘크리트 천장 슬래브를 얹는 방식이다. 보는 없고 기둥으로 떠받쳐 슬래브에 하중이 집중되므로 철근을 보강해야 한다. 그런데 철근이 설치되지 않았다. 이 중 5개 단지는 입주까지 마쳤다. 입주민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공기업 발주가 이런데 이 시기 건립된 경향각지 민간아파트 불신도 증폭된다.

작년에는 광주시 서구 39층 신축 주상복합 아파트 외벽 붕괴 사건도 발생했다. 최근에는 ‘순살 아파트’ 지하 주차장 붕괴 및 ‘통뼈 아파트’ 출현 등 부실이 확대됐다. 급기야 철근 누락 LH 아파트 명단과 시공·감리사가 공개됐다.

2020년부터 건립된 아파트는 공기업·민간업체 발주·시공을 막론하고 전체를 조사·공개해야 한다. 일부 입주민은 재산가치 하락을 우려한다. 그러나 국민생명 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수도권과 지방을 불문하고 철저 조사와 진상 공개해야 한다. 소위 ‘이권 카르텔’도 엄단해야 한다.

‘와우아파트·성수대교·삼풍백화점 등’ 그간 대형 붕괴 및 인명피해는 ‘고속성장 휴유증’이라 치부할 수 있다. 이제 ‘소득 3만여 불에 지구촌 10대 강국’이다. 부동산 폭등으로 국민 삶은 힘들게 하면서도 대량 인명피해를 유발할 아파트에 철근이 빠지거나 적게 들어갔다니. 도대체 정치권과 정부 및 공기업 존재 이유는 뭔가? 이들이 부패비리 온상이 아니면 있을 수 없다. 수백·수천 명 생명이 걸린 아파트에서 철근 등을 빼먹다니... “자신의 ‘순살‘을 베어주고 상대 ’통뼈’를 자른다.”는 육참골단肉斬骨斷 자세로 건설현장 부패비리 집단을 척결해야 한다./편집국장 고재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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