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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기자명 고재홍 기자

진흙탕·폭염‘찜벌레’, 생존체험

  • 입력 2023.08.07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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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갯벌 잼버리는 폭우·폭염에 취약하고, 해충에 노출될 수 있다. 날씨를 보아가며 개영·폐영식 등 대규모 행사만 갯벌에서 치르자. 폭우에 대비해 조성하는 저류지나 양수펌프 등의 예산은 허공에 날리는 돈 아니냐? 내변산 직소폭포에서 봉래구곡을 포함한 실상사지 4만여 평과 모 문중 선산 수십만 평 및 줄포생태공원 등 부안 여러 곳을 야영지로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전북지사에 보고해 달라.“

새만금은 ‘천연 갯벌’이 아니라 농지조성을 위한 ‘준설 매립 갯벌’로 수분과 염기가 엄청 포함됐다. 물 빠짐이 안 좋아 폭우나 해충에 취약하고, 바닷가 폭염과 습도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야영지로 부적합했다. 저류지나 양수펌프 등은 매몰예산으로 농지로 복원까지 해줘야 한다. 넝쿨 터널이나 폭우·폭염·해충 방제에 들어갈 예산도 같다. 6.25 토벌과정에서 불타버린 변산 최대 사찰, 실상사를 몇 번 복원하고 남을 돈이다. 내변산은 폭우에도 침수 우려가 없다. 물이 좔좔 흐르는 숲속 천혜 계곡이므로 폭염·해충도 막아 잼버리를 성공시키고 예산도 좋은 방향으로 활용을 위해 제안했다. 저류지 조성 직후이니 잼버리 한 달도 더 남은 시점이다.

도지사에 보고가 됐는지, 아님 보고도 안 됐는지 알 수 없다. 잼버리는 그대로 새만금 갯벌에서 진행됐다. 정작 8월 6일까지 폭염이 계속돼 폭우에 대비한 저류지와 양수펌프 등은 활용도 못했다. 대신 엄청난 폭염과 옷도 파고드는 속칭 노란모기·습지파리·깔다구 등에 돌발해충인 화상벌레 ‘청딱지개미반날개’로 청소년이 곤욕을 당했다. 다리 곳곳에 멍이 들고 물집이 잡힌 청소년을 보면 어른들의 무지나 아집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알 수 있다. 늪지에 설치된 텐트, 물웅덩이, 폭염에 드러누운 청소년, 급증한 온열환자, 식수부족·곰팡이 계란, 샤워실 문제, 폭염에 장시 대기하는 식당, 부실한 음식이 보도돼 6년간 뭐 했는지 모를 지경이다.

잼버리 직전의 잦은 폭우 대신 청소년들은 ‘찜통 폭염’에 시달렸다. 잼버리jamboree는 보이 스카우트 야영 대회로 ‘유쾌한 잔치’다. 무수히 예견됐는데도 ‘폭염찜’에 노출됐다. 잼버리가 아니라 ‘찜벌레’였다. 곳곳의 진흙탕에, 폭염찜은 계속됐다. 해충 피해도 무수했다.

급기야 ‘서바이벌게임·생존체험·오징어게임’이라고까지 보도됐다. 한 때 “6조7천억 경제효과‘ 운운하던 전북도와 전·현 정부가 6년간 그 많은 예산을 어떻게 사용했기에 이 정도였는지 의문이다. 그간 전북도와 부안군, 새만금개발청, 여가부 등이 잼버리를 빙자해 무수한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는 풍문도 나돌았다. 세계 청소년은 야영지 폭염 등에 내몰렸는데 잼버리 집행부는 인근 해수욕장 솔숲 펜션에서 머물렀다는 보도에 아연실색 주민도 많다.

“Draw your Dream! 너의 꿈을 펼쳐라!”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주제가 무색하다. 원화로 수백만 원, 심지어 8백만 원을 들여 참여한 외국 청소년이 평생 한국을 어떻게 바라볼까 심히 걱정된다. 잼버리 청소년은 나름대로 그 나라 중상류 계층 자녀들이다.

이들 해외 부모 항의가 적지 않다. 외신 비판 기사도 난무한다. “폭염 대책 세웠어야”라거나 “아이 ‘꿈’이 ‘악몽’으로 변했다.”는 외국 학부모 항의에 할 말이 없다. 급기야 영국·미국 등 몇 개국은 영지를 떠나 서울이나 평택으로 이동했다.

필자 고향에서 벌어진 잼버리 축제라 더욱 화가 난다. 다른 언론처럼 마음껏 써야 하는지 고민이 들 정도다. 물론 부안·임실군 등 14개 시군 등에서 잼버리 성공을 위해 영외 과정활동에 적극적인 모습은 바람직스럽다. 정부와 기업 및 다른 지자체 후속 지원으로 많이 정상화됐다.

최대 실패요인은 ‘준설매립 갯벌’을 야영지로 한 점이다. 4조5천억을 탕진하고도 실패한 ‘새만금 담수호’와 함께 바다와 갯벌을 모르는 탁상에 앉아 정책을 수립해온 역대 전북도 고위 관계자 및 관련 공무원 책임이 가장 크다. 그간 소요된 엄청난 예산이 어디로 사용됐는지 잼버리 이후에 ‘육하원칙’에 따라 철저히 밝혀 국민에 실명으로 공개돼야 한다.

그러나 잼버리는 진행 중이다. 여야 정치권은 ‘네 탓 공방’ 전에 잼버리 성공 마무리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 ‘유쾌한(?) 잔치’를 잘 끝내놓고 철저한 진상파악과 공개를 해도 늦지 않다./편집국장 고재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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