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칼럼
  • 기자명 최형심 시인

[최형심의 시 읽는 아침] 박후기의 ‘자반고등어’ 해설

  • 입력 2023.11.16 10:49
  • 수정 2023.11.16 13:53
  • 댓글 0

자반고등어 / 박후기 

 

가난한 아버지가 가련한 아들을 껴안고 잠든 밤

마른 이불과 따끈따끈한 요리를 꿈꾸며 잠든 밤 

큰 슬픔이 작은 슬픔을 껴안고 잠든 밤 

소금 같은 싸락눈이 신문지 갈피를 넘기며 염장을 지르는, 지하역의 겨울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최형심 시인
최형심 시인

막차가 끊긴 지하철역, 소금처럼 하얀 눈이 계단으로 들이칩니다. 계단 아래에는 가련한 아버지와 아들이 서로의 체온을 포갠 채 잠들어 있습니다. 마치 큰 고등어에 작은 고등어를 포개 놓은 것처럼 아버지가 아들을 꼭 껴안고 있습니다. 신문지 사이로 드러난 맨살에 소금처럼 따갑게 눈이 내리는데…… 마른 이불과 따뜻한 밥상을 꿈꾸는 계단 밑의 잠 위로 이따금 바람이 불어와 얇은 신문지를 들춰보고 갑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놓치면 후회할 이시각 핫이슈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