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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기자명 고재홍 기자

텃새와 텃세, 그리고 철새!

  • 입력 2024.02.05 09:04
  • 수정 2024.02.29 01:27
  • 댓글 0

정치권 이합집산·합종연횡이 어지럽다. 추후 공천여부에 따라 후속 탈당이 줄을 이을 조짐이다. 어제 동지가 오늘 적이요, 내일은 다시 동지다. 철새(a migratory bird) 논쟁도 벌어졌다.

과거 철새는 비판 대상이고, 텃새(resident)는 ‘일편단심 충신’으로만 알았다. 그러나 시각이 바뀌었다. 옳든 그르든 줄만 잘 잡아 권한을 휘두르고 호가호위 부류도 적지 않다. ‘과거 권력’에서 단물 빨다 잽싸게 ‘미래 권력’에 줄을 서고 텃새인 양하며, 공천권을 휘두르는 위장 텃새도 적지 않다. 철새나 텃새 여부가 지조와도 관련 없다.

원래 철새나 텃새는 계절에 따라 서식지를 바꾸거나 바꾸지 않는 새일 뿐이다. 폭풍 등을 피할 수 있으면 텃새가 되고, 그렇지 않으면 철새다. 정치인이 철새만 부정적 용어로 만들었다.

정치 철새는 본인 문제일 수 있다. 반면, 능력과 정치력이 아닌, 자파 여부에 따라 공천권을 휘두르면, ‘텃새의 텃세’ 탓일 수도 있다. 텃세가 동료를 철새로 만들기도 한다. ‘텃세’는 기득권자가 늦게 오거나 자파 아닌 사람을 업신여기며, 위세를 떨거나 괴롭히는 경우다.

진짜 철새는 계절에 따라 살기 위해 이동한다. ‘정치철새(a political bird)나 철새정치인(a migrant politician), 철새인간(a migrant man)도 공천과 당선만 관심 있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민생이나 지역발전을 말하지만, 텃새나 철새나 정치적 이익이 우선이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4일, 비명 인사와 함께 ‘새로운 미래’를 창당했다. 일부는 합류를 거부하는 등 파열음도 불거졌다. 이에 앞서 “민주당을 분열시키고 검찰 독재정권에 복무하려는 이낙연 신당 민주당 탈당파 호남권 상륙을 결코 용인해선 안 된다.”고 비판 받은 바 있다. 이낙연 측에서는 “과거 안철수 국민의당에 갔다가 민주당에 돌아온 정치인이 할 소리가 아니다.”는 반박도 있다. “누가 철새이고, 누가 텃새인가?” 혼란스럽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공천이 임박하며 수많은 파열음과 탈당이 이어질 조짐이다. 국민의힘 공천 탈락자는 이준석 신당에 합류할 수 있다. 민주당도 비명계는 물론 친문도 공천 탈락하면 이낙연 신당 합류가 전망된다. 바야흐로 ‘금배지 출산’을 위한 정치인 ‘짝짓기 계절’이다. 철새가 엄청 늘어날 조짐이다.

민주당은 컷오프 설이 퍼지면서 비명과 친문이 끓고 있단다. 친문에서 잽싸게 친명으로 갈아탄 경우도 엿보인다. 탁월하게 냄새를 맡고 일찌감치 좌장 역할 정치인도 있다.

언론인도 골치 아프다. 정치 철새나 텃새 시시각각 변하는 이동 경로나 종착지를 모르면 기사가 엉망이 된다. 텃새와 철새 구분도 모호한 수많은 정치인 일거수일투족을 놓칠 수 있다.

신진층 진입으로 현역이 위험한 곳도 많다. 공천을 못 받아 떠나는 현역이 철새인지, 공천을 믿고 남의 지역구 진입 정치인이 철새인지 알 수 없다. 잔류나 탈당이나 공천일 뿐이다.

돈과 권력 냄새를 맡는 능력이 탁월해 오래전 둥지를 튼 해바라기 '황금철새'가 정당한지, 이들 홀대에 떠난 ‘정치 철새’가 부당한지 분명치 않다. 정당이 부패비리로 오염됐거나 폐쇄성으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탈당도 있다. 옮기는 곳마다 망하는 ‘부나비도 있다. 안철수를 따라 갔다가 단물이 빠지자 복당해 원로 행세 ’대왕철새‘도 있다. 오직 소신과 신념, 정의감에 편한 둥지를 떠나 험한 길을 택하는 ’독수리 형 철새‘도 드물게 있다.

정치 철새도 진짜 철새처럼 날아갈 곳을 미리 알면 좋을 것인데 그렇지 못하다. 어디로 튈지, ‘럭비공+부메랑‘보다 천변만화 정치철새로 언론인도 매우 골치 아프다.

이런 상황에 정청래 더민주 최고위원이 “예전에는 탈당하면 ‘철새 정치’라고 언론 비판도 많았는데 요즘에는 탈당·철새 정치에 대한 비판도 예전 같지 않다.”며 “탈당·철새 정치에 언론이 눈을 감으면 되겠느냐?”고 주장했다.

그러나 철새나 텃새 시각이 많이 달라졌다. 텃새라고 반드시 올바른 것이 아니다. 특히 철새 원인이 ‘텃새의 텃세’ 탓이거나 정당 폐쇄성 및 부패비리 탓일 수도 있다. 텃새나 철새나 다를 바 없는 정치판이다. 총선 철만 되면 가뜩이나 정치인 이합집산·합종연횡에 골치 아픈 언론에 철새 비판 주문은 황당하다./편집국장 고재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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